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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바다와 나비'에 해당되는 글 1건

  1. 2006.09.15 김기림 - 바다와 나비

김기림 - 바다와 나비

아무도 그에게 수심(水深)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
힌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.

청무우밭인가 해서 나려갔다가는
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
공주(公主)처럼 지처서 돌아온다.

3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어서 서글픈
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.


제주도 하이킹 가서 배 타고 우도를 가는 중에, 어떤 새가 바다를 향해서 낮게 비행 하고 있었다.
근데 그땐 왜 그렇게 그 새가 힘들어 보였는지. 갑자기 어울리지도 않게 외우지도 못한 바다와 나비의 한 구절을 나도 모르게 읊조렸다. "아무도 그에게 수심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."
어쩌면 그 새를 보면서 나를 그 새와 매치 시켰는지도 모르겠다. 어쩌면 힘들어 보였던 그 새는 내가 느끼는 나의 모습 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.

3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어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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